오늘은 비가 오지 않을 것이다.
보던 책이 끝나기도 했고, 어제 할아버지 제사를 무사히 치르기도 했고, 우연찮게 용돈을 받기도 했고 해서 롯데 경기를 보러가기로 마음먹었다. 다행히 사직구장에 경기가 있었고, 두산과의 3연전 시작이다. 선발은 송승준 - 이라고 하지만 얼굴빼고는 하나도 모른다. 어떤 구질(구질에 대한 소개는 여기)을 가진 선수인지, 사실 구질에 구체적으로 무엇이 있는지도. ㅋㅋ 두산의 선발은 니퍼트. 얘는 얼굴도 모른다.
송승준은 직구로 투심과 포심을 섞어쓰고, 스플리터를 특기로 하는 투수다. 스플리터의 정식명칭은 Split Fingered Fastball로 손가락을 포크볼보다 덜 벌리고 던지는 공이다. 따라서 포크볼보다 속도는 빠르고 낙차는 덜하다.
<네이버 지식인에서 퍼옴. 출처는 영원불멸의 블로그>
낙차가 덜해서 반포크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분류에 따르면 스플리터는 속구성 변화구이고 포크볼은 변화구이다. 스플리터의 이름자체에 패스트볼이 들어가 있으니 타당한 것 같다.
구질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었던 한 가지 오해는 투심이 포심보다 속구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실밥이 많이 걸리니 당연히 더 느리고 변화도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밥이 많이 걸리는 것은 속도와 상관없고 회전이 많이 걸릴 경우 공이 떠오르는 현상이 일어나서 '라이징 패스트볼'이라는 엄청난 속구가 나온다는 것이다. 박찬호 선수의 전성기 때 주무기였다고 한다. 투심은 싱커와 비슷한 그립으로 변화가 가능한 직구이다. 따라서 구질이 다양한 선수들이 타자를 교란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 공이다. 스타2로 치면 패도적인 4차관과 응용이 많은 2차관의 느낌이다. 송승준 선수는 특히 하나만 쓰지 않고 골고루 던진다고 한다.
구질에 대해서 알아보며 송승준 선수에 대해서 조금 알게되어서 기쁘다.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런 생각도 없다가 이제 송승준하면 스플리터.. 정도는 떠오르게 되었으니 즐겁다.
또 궁금한 것은 롯데 구단주이다. 누구시길래 로이스터를 잘랐을까 하는 오래된 의혹이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지금 롯데의 구단주는(정확히는 구단주대행) 전 롯데 회장 신격호의 5촌 조카인 신동인이다. 롯데 팬들이 얼마나 로이스터 감독을 좋아하는지 모르거나 혹은 알면서도 잘랐다는 점에서 정이 안가는 사람이다. 그의 롯데 스타팅 라인업에 대한 관심(전화로 감독에게 지시하는 행태)에는 애정이 없을 것이라는 느낌이다.
지금 롯데기업은 신격호 전 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씨가 일본 롯데그룹을 승계하고, 차남인 신동빈 씨가 한국 롯데그룹을 승계하는 구도로 가고 있다. 신동인 씨는 현 지바 롯데 마린스의 구단주인데 만일 신동인 구단주대행이 잘리고 신동빈 회장이 롯데 자이언츠의 구단주가 된다면 롯데 마린스의 전 감독인 바비 발렌타인이나 로이스터를 데려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 부분은 그저 상상일 뿐이군. 뭐 그렇다고 양승호 감독이 못하는 건 아니다. 로이스터 감독만큼 선수위주의 운영을 하지 않아 원성을 살 뿐이지. 롯데를 응원하는 입장에서는 남은 시즌을 열심히 이끌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것을 기대한다. 가끔 필드로 올라와 심판판정에 적극적으로 항의하는 제스쳐를 보는 것은 나쁘지 않다. 뭐가 어쨌든 감독으로서 열심히 하는 모습은 보기 좋으니까.
이제 9월이면 서울에 있을 것이다. 장소는 서울이지만 나는 지금과 같을 것이고 나의 일상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 때도 나는 야구장에 갈 것이다. 내가 어떻든, 세상이 어떻든 롯데는 경기를 멈추지 않을 테니까.
-사직구장에서-
이번 주가 유니폼위크라고 해서 회원카드를 가져갈 경우 20%까지 할인을 해준다. 유니폼위크는 한 주 동안 롯데가 가진 7종의 유니폼을 돌아가며 입는 것이다. 오늘은 원정경기 유니폼, 내일은 오렌지 유니폼, 모레는 선데이 유니폼 이렇게. 어제는 유니세프 유니폼이었다. 선수들 기분나겠다.
오늘은 외야석을 택했다. 8,000원. 할인해서 6,400원. 자유석을 해도 10,000원이니 8,000원에 볼 수 있지만 외야석은 처음이라 가보고 싶었다. 생각보다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초록색 잔디가 눈부시게 빛났다. 경기 시작 전, 국민의례. 새삼 아직도 이런걸 하나 싶다. 2회쯤에 군대간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양구 2사단 신병교육대 조교로 있다는군. 다행이다. 하긴 그 녀석의 운동신경과 체격이면 조교도 잘 어울리지. 훈련받느라 고생 많았을 거야. 나도 안다. 나이먹고 군대가는거. 하지만 목소리를 들으니 역시 ㅎㅌ 라는 생각이 든다. 잘 적응하고 있나보다. 녀석이 제대할 때 쯤 나도 졸업하겠군. 길지 않은 시간이다. 각자의 필드에서 힘내자.
3회초에 1점을 내준다. 하지만 강민호의 3루 견제가 성공해 2아웃. 이런 플레이는 사기를 올려준다. 그리고 쓰리아웃 체인지. 3회말 문규현이 3루타를 쳤다. 내가 있는 외야지역까지 공이 뻗었는데 두산 우익수의 볼처리가 늦었나보다. 3루까지 갔다. 다음은 1번타자 전준우. 등장음악이 신난다. 후우후우~ 하는 소리를 롯데팬들이 따라한다. 하지만 오늘 전준우는 저조하다.
3회가 끝나니 주루하는 부분의 검은 흙을 넉가래같은 걸로 정돈을 한다. 보통 이닝교체타임은 2분인데, 5회가 끝나면 필드를 정리하고 선수들 몸푸는 것을 고려해 4분을 준다. 3회도 4분이었나. 댄싱퀸이 하이트캔맥주 100캔을 타갔다. 꽤 이쁘군. 4회에 주심이 튄 공에 맞으니 1,2,3루심이 다 뛰어간다. 역시 왕고다.
5회까지의 투구수가 송승준은 86개, 니퍼트는 72개다. 스트라익 수는 비슷한데, 송승준이 볼넷이 벌써 5개다. 하지만 점수는 3회에 겨우 1점 준게 다다. 즉, 잘 던지고 있다. 플라이 아웃으로도 많이 잡고. 외야 플라이 아웃은 언제봐도 속이 시원하다. TV에서 볼 때는 그저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역시 현장에서 보면 놀라운 면이 있다. 쉽지 않은 것이다. 내가 직접 한다면...? 하는 생각도 들고.
강민호의 역전 투런홈런, 이대호의 쐐기 투런홈런. 딱 치는 순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정말 기분좋은 광경이다. 전광판 H칸에 동그란 불이 들어오고, 점수가 올라간다. 직접 친 본인은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어떤 선수들은 이런 광경을 만들어낸다. 능력있는 선수들.
강영식, 임경완에 이어 9회에 김사율 투입. 9회초 마지막 두산 공격이 되자 사람들이 슬슬 자리를 떠난다. 나갈 때의 혼잡이 걱정되긴 했지만 경기를 끝까지 보는 맛에 비하면 별 것 아니지. 쓰리아웃 경기종료. 다 마신 맥주 한캔과 김밥 한판을 챙겨서 나왔다. 적당하다. 혼자올땐. 같이 오면 닭을 사는게 적당하고. 경기가 끝나고 나오니 10시가 다되어간다. 3호선과 1호선을 갈아타고 집으로 왔다. 역시 집이 좋다. 서울에 있으면 허전하겠군.
보던 책이 끝나기도 했고, 어제 할아버지 제사를 무사히 치르기도 했고, 우연찮게 용돈을 받기도 했고 해서 롯데 경기를 보러가기로 마음먹었다. 다행히 사직구장에 경기가 있었고, 두산과의 3연전 시작이다. 선발은 송승준 - 이라고 하지만 얼굴빼고는 하나도 모른다. 어떤 구질(구질에 대한 소개는 여기)을 가진 선수인지, 사실 구질에 구체적으로 무엇이 있는지도. ㅋㅋ 두산의 선발은 니퍼트. 얘는 얼굴도 모른다.
송승준은 직구로 투심과 포심을 섞어쓰고, 스플리터를 특기로 하는 투수다. 스플리터의 정식명칭은 Split Fingered Fastball로 손가락을 포크볼보다 덜 벌리고 던지는 공이다. 따라서 포크볼보다 속도는 빠르고 낙차는 덜하다.
낙차가 덜해서 반포크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분류에 따르면 스플리터는 속구성 변화구이고 포크볼은 변화구이다. 스플리터의 이름자체에 패스트볼이 들어가 있으니 타당한 것 같다.
구질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었던 한 가지 오해는 투심이 포심보다 속구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실밥이 많이 걸리니 당연히 더 느리고 변화도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밥이 많이 걸리는 것은 속도와 상관없고 회전이 많이 걸릴 경우 공이 떠오르는 현상이 일어나서 '라이징 패스트볼'이라는 엄청난 속구가 나온다는 것이다. 박찬호 선수의 전성기 때 주무기였다고 한다. 투심은 싱커와 비슷한 그립으로 변화가 가능한 직구이다. 따라서 구질이 다양한 선수들이 타자를 교란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 공이다. 스타2로 치면 패도적인 4차관과 응용이 많은 2차관의 느낌이다. 송승준 선수는 특히 하나만 쓰지 않고 골고루 던진다고 한다.
구질에 대해서 알아보며 송승준 선수에 대해서 조금 알게되어서 기쁘다.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런 생각도 없다가 이제 송승준하면 스플리터.. 정도는 떠오르게 되었으니 즐겁다.
또 궁금한 것은 롯데 구단주이다. 누구시길래 로이스터를 잘랐을까 하는 오래된 의혹이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지금 롯데의 구단주는(정확히는 구단주대행) 전 롯데 회장 신격호의 5촌 조카인 신동인이다. 롯데 팬들이 얼마나 로이스터 감독을 좋아하는지 모르거나 혹은 알면서도 잘랐다는 점에서 정이 안가는 사람이다. 그의 롯데 스타팅 라인업에 대한 관심(전화로 감독에게 지시하는 행태)에는 애정이 없을 것이라는 느낌이다.
지금 롯데기업은 신격호 전 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씨가 일본 롯데그룹을 승계하고, 차남인 신동빈 씨가 한국 롯데그룹을 승계하는 구도로 가고 있다. 신동인 씨는 현 지바 롯데 마린스의 구단주인데 만일 신동인 구단주대행이 잘리고 신동빈 회장이 롯데 자이언츠의 구단주가 된다면 롯데 마린스의 전 감독인 바비 발렌타인이나 로이스터를 데려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 부분은 그저 상상일 뿐이군. 뭐 그렇다고 양승호 감독이 못하는 건 아니다. 로이스터 감독만큼 선수위주의 운영을 하지 않아 원성을 살 뿐이지. 롯데를 응원하는 입장에서는 남은 시즌을 열심히 이끌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것을 기대한다. 가끔 필드로 올라와 심판판정에 적극적으로 항의하는 제스쳐를 보는 것은 나쁘지 않다. 뭐가 어쨌든 감독으로서 열심히 하는 모습은 보기 좋으니까.
이제 9월이면 서울에 있을 것이다. 장소는 서울이지만 나는 지금과 같을 것이고 나의 일상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 때도 나는 야구장에 갈 것이다. 내가 어떻든, 세상이 어떻든 롯데는 경기를 멈추지 않을 테니까.
-사직구장에서-
이번 주가 유니폼위크라고 해서 회원카드를 가져갈 경우 20%까지 할인을 해준다. 유니폼위크는 한 주 동안 롯데가 가진 7종의 유니폼을 돌아가며 입는 것이다. 오늘은 원정경기 유니폼, 내일은 오렌지 유니폼, 모레는 선데이 유니폼 이렇게. 어제는 유니세프 유니폼이었다. 선수들 기분나겠다.
오늘은 외야석을 택했다. 8,000원. 할인해서 6,400원. 자유석을 해도 10,000원이니 8,000원에 볼 수 있지만 외야석은 처음이라 가보고 싶었다. 생각보다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초록색 잔디가 눈부시게 빛났다. 경기 시작 전, 국민의례. 새삼 아직도 이런걸 하나 싶다. 2회쯤에 군대간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양구 2사단 신병교육대 조교로 있다는군. 다행이다. 하긴 그 녀석의 운동신경과 체격이면 조교도 잘 어울리지. 훈련받느라 고생 많았을 거야. 나도 안다. 나이먹고 군대가는거. 하지만 목소리를 들으니 역시 ㅎㅌ 라는 생각이 든다. 잘 적응하고 있나보다. 녀석이 제대할 때 쯤 나도 졸업하겠군. 길지 않은 시간이다. 각자의 필드에서 힘내자.
3회초에 1점을 내준다. 하지만 강민호의 3루 견제가 성공해 2아웃. 이런 플레이는 사기를 올려준다. 그리고 쓰리아웃 체인지. 3회말 문규현이 3루타를 쳤다. 내가 있는 외야지역까지 공이 뻗었는데 두산 우익수의 볼처리가 늦었나보다. 3루까지 갔다. 다음은 1번타자 전준우. 등장음악이 신난다. 후우후우~ 하는 소리를 롯데팬들이 따라한다. 하지만 오늘 전준우는 저조하다.
3회가 끝나니 주루하는 부분의 검은 흙을 넉가래같은 걸로 정돈을 한다. 보통 이닝교체타임은 2분인데, 5회가 끝나면 필드를 정리하고 선수들 몸푸는 것을 고려해 4분을 준다. 3회도 4분이었나. 댄싱퀸이 하이트캔맥주 100캔을 타갔다. 꽤 이쁘군. 4회에 주심이 튄 공에 맞으니 1,2,3루심이 다 뛰어간다. 역시 왕고다.
5회까지의 투구수가 송승준은 86개, 니퍼트는 72개다. 스트라익 수는 비슷한데, 송승준이 볼넷이 벌써 5개다. 하지만 점수는 3회에 겨우 1점 준게 다다. 즉, 잘 던지고 있다. 플라이 아웃으로도 많이 잡고. 외야 플라이 아웃은 언제봐도 속이 시원하다. TV에서 볼 때는 그저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역시 현장에서 보면 놀라운 면이 있다. 쉽지 않은 것이다. 내가 직접 한다면...? 하는 생각도 들고.
강민호의 역전 투런홈런, 이대호의 쐐기 투런홈런. 딱 치는 순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정말 기분좋은 광경이다. 전광판 H칸에 동그란 불이 들어오고, 점수가 올라간다. 직접 친 본인은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어떤 선수들은 이런 광경을 만들어낸다. 능력있는 선수들.
강영식, 임경완에 이어 9회에 김사율 투입. 9회초 마지막 두산 공격이 되자 사람들이 슬슬 자리를 떠난다. 나갈 때의 혼잡이 걱정되긴 했지만 경기를 끝까지 보는 맛에 비하면 별 것 아니지. 쓰리아웃 경기종료. 다 마신 맥주 한캔과 김밥 한판을 챙겨서 나왔다. 적당하다. 혼자올땐. 같이 오면 닭을 사는게 적당하고. 경기가 끝나고 나오니 10시가 다되어간다. 3호선과 1호선을 갈아타고 집으로 왔다. 역시 집이 좋다. 서울에 있으면 허전하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