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nibyul 2008. 4. 8. 11:24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방글라데시의 무하마드 유누스처럼 소액대출은행을 설립하는 것은 어떨까.

가난한 사람들은 그저 먹고 살 돈이 필요하다. 그들에게 정치나 이념은 술에 취해 화풀이 할 대상이거나 예전에 한 번쯤 꿈꾸어 보았을 만한 지나간 이야기들일 것이다. (이들을 폄하하려는게 아니다.)
언제나 있어왔다. 어느 국가에나. 정치투쟁, 민족독립을 이끄는 소수의 지식인들과 그것을 따르는 열성분자들. 그리고 '대부분'의 하층민중들. 그들에게 국가는 어떤 의미일까.

지겨운 가난의 반복. 빠지기 쉬운 유혹의 손길. 그렇다. 바로 그 손길이야말로 가난을 더욱 비참하게 만드는 공포다. 먹고 살 돈. 요즘은 의식주(衣食住)가 아니라 의교주(醫敎住)라고 한다. 2MB 아저씨 때문에 더욱 절실해진 의료와 교육의 공공성 때문이다. 어쩌면 먹고 입는게 큰 문제가 아닌 사회가 되었다는 말일 수도 있다. 조금 덜 먹고 꾸밈없이 살면 되니까.

하지만 여전히 남는 건 '주거'의 문제다. 서민들의 집세 문제. 이것은 유혹에 빠지는 대표적인 원인이다. 나의 주변에도 있다. 이들은 유혹에 빠지거나 친척의 도움을 받거나 둘 중 하나이다. 정말이다. 유혹은 '낮은 이자'를 친척은 '무이자'를 요구한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다. 일반은행은 이들에게 높은 이자 - 이것이 서브프라임모기지론과 같은 high risk, high return의 성격을 갖는 금융상품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 를 제공하거나 대출을 해주지 않는다. 장사하는 은행의 입장에서는 당연하다. 안그래도 요즘 자본시장통합법으로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는데.. 정신나가지 않고서야 빈민을 대상으로 대출해주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친척들은 무슨 잘못인가. 피해가 넓게 퍼질 뿐이다. 경제학적으로 본다면 이중의 세금을 내는 셈이다. 그것도 국가가 방만한 사회복지를 위해. 정치가들은 무슨 권리로 이렇게 '돌려막는'것을 허용받았는지 궁금하다. 아직까지 한국의 '지식인'들은 개발에 익숙하고 그로부터 덕을 봐왔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그들은 지식인이 아닐 것이다. 아마 그럴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1년 평균납세액에도 못미치는 돈을 내는 이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았을 리 없다. 그런데도 정치를 하겠다니.. 만용이다.

가난한 사람들을 구해줄 수 있는 건 유혹 뿐인가. 비록 더 깊은 수렁에 빠지더라도 당장 돈을 제공해주니까. 아니다. 이건 누가봐도 아니라는 걸 안다. 없는 사람들 등쳐먹는 사기에 불과하니까.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없는 사람들은 등쳐먹을 수 없다. 워낙 가진게 없으므로. 그러면 누가 손해를 보는가. 결국 사기꾼들에게 속는 금융기관들이고, 그들을 잡기위해 경찰비용을 소모해야하는 국가다. 직접적으로는 은행이 제일 손해본다. 국가가 나서서 그들의 이익을 지켜주긴 하지만.

역시 결론은 유누스 총재같은 똑똑한 부자 혹은 우리의 세금이다. 소액대출은행. 자선사업은 아니다. 공동체를 유지하는 혈맥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시장의 폭력으로 부터 빈자를 지키고 자활을 견인하는 디딤돌'로서. 그리고 세금. 우리나라에도 지식인들이 앞으로 사회를 이끌어 나갔으면 한다. 그들이 세금을 '효율적으로' 집행해주었으면 한다. 국민에게 이중의 부담을 지우지 말고. 아마도 그것은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일 것이다.